“8월 사변”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평양은 예상을 뛰어넘는 전면적 대화공세로 백악관과 청와대의 얼을 빼놓으며 북미대결전을 새로운 국면으로 끌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국면의 전환”은 불가피한 듯합니다.

지난 9월 11일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 방식과 시간, 장소는 앞으로 2주일 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르면 9월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북미 양자회담이 공식적으로 시작될 듯합니다. (비공식적으로는 지난 8월 클린턴의 방북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측은 “6자회담의 틀에서 북미대화를 추진할 것”이며 양자대화의 참여는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설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구구절절한 해명을 있는 그대로 믿는 얼간이는 2MB와 한나라당 그리고 조중동 뿐인 것 같습니다.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수용한 것 자체가 이미 “6자회담의 틀”을 깬 것이며 그것은 미국의 굴복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의 구차한 변명은 오히려 그들의 패배를 반증할 뿐입니다. 패자는 언제나 말이 많은 법이니까요.

이같은 국면 전환의 원동력은 거듭 강조하지만 전적으로 광명성의 효과입니다.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은 오바마의 피부색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물론 그의 정치적 신념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오바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체제 붕괴의 꿈을 전혀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미 국방성은 내년 의회에 제출할 <4개년 국방검토보고서>(QDR)의 초안에서도 여전히 북한의 체제 붕괴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관 속에 들어가기 전까지 오바마는 북한 붕괴의 꿈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양자대화에 응하는 이유는 더 이상 북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광명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친 소가 도살장에 끌려가듯 마지 못해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반도 역학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미국은 더 이상 북한을 제어할 능력이 없습니다. 이제 “천리마”의 족쇄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 어떤 미국발 변수도 “강성대국”을 향한 천리마의 비약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의 미래는 오직 북한 사람들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2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올해를 “앞으로 10년 20년을 좌우하게 될 분수령이 되는 관건적인 해”로 규정하고 북한 인민들에게 “결정적인 전환을 촉구”했다고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언급처럼 한반도의 “결정적인 전환”은 지금 막 시작되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 전환은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질서의 “앞으로 10년 20년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다자인가 6자인가?

지난 9월 1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후진타오 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다이방궈 국무위원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은 비핵화 목표를 계속 견지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문제를 양자 또는 다자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서방 언론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실상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비친 것”이라며 희망섞인 분석을 앞다투어 쏟아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자”를 “6자”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그렇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다자”는 과연 몇 자일까요?

3자부터 심지어 7자까지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평양의 속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그러나 다자의 의미를 추측해 볼 수 있는 몇가지 근거는 있습니다.

평양의 의중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근거 중 하나는 <9.19 공동성명>입니다.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치>에서 6자 회담 참가국들은 “(9.19) 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을 목표”로 1. 한반도 비핵화, 2. 북․미 관계 정상화, 3. 북․일관계 정상화, 4. 경제 및 에너지 협력, 5.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등 5개 실무모임(Working Group)을 설치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중 다자 틀은 ▷ 한반도 비핵화, ▷ 경제 및 에너지 협력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등 3개의 실무모임입니다. 그리고 <9.19 공동성명>에서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회의(forum)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 즉 <한반도 평화회의>를 갖기로 합의해 이를 포함하면 다자틀은 모두 4개가 됩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 틀입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그동안 6자틀에서 논의되어 왔지만 냉정하게 보면 지금은 4자틀이 더 적절합니다. 핵무기 보유 및 증산선언 직후인 2006년 3월 31일 북한 외무성은 “동결과 보상과 같은 주고받기 식의 문제를 논할 시기”는 지났다며 북한이 “당당한 핵무기 보유국이 된 지금” 6자회담은 참가국들이 “평등한 자세에서 문제를 푸는 군축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북한 외무성의 주장과는 달리 6자 회담은 핵군축회담의 틀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핵무기 보유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한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가입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현재까지 북한과 대등한 핵능력-사거리 1만 킬로미터 이상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뿐입니다. 따라서 북한과 “평등한 자세”에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자격 혹은 능력이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이 세 나라 뿐입니다. 이 나라들만이 북한의 핵 폐기에 상응한 댓가-같은 성능과 위력의 핵무기-를 지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등가교환은 모든 협상의 기본 원칙입니다.

북한이 영변 5MW 실험용 원자로에서 현재까지 추출한 플루토늄은 40㎏ 안팎입니다. 최근몇 년 사이에 북한은 이를 모두 무기화하였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는 최소 7~8기에서 최대 수십기에 이릅니다. 북한은 적어도 2006년 경에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기 때문에 이미 핵탄두를 소형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므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은 최소보다는 최대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지난 9월 4일 북한은 우라늄 농축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결속단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마 지금쯤은 “결속”되었을 것입니다. 우라늄 농축 기술까지 확보하면 북한은 사실상 무제한적인 핵무기 제조능력을 갖게 됩니다. 북한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400만톤 이상의 최상급 천연 우라늄이 매장되어 있습니다. 올 하반기 이후에 북한은 핵무기 “대량 생산의 시대”에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미국이 주장하는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의 목록에는 이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사거리 1만 킬로미터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수십기의 핵탄두, 우라늄 농축 기술과 수백만톤의 천연 우라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수 천 명의 핵물리학자와 우주 과학자, 관련 분야의 기술자들까지, 과연 이 모든 것과 등가교환될 수 있는 보상금(incentive)은 얼마일까요? 100억 달러 아니면 1000억, 1조 달러? 오바마의 “협상보따리”가 아무리 커도 북한이 원하는 보상금을 모두 담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핵탄두는 오직 핵탄두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오직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등가교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핵무기를 궁극적으로 폐기할 수 있는 방법은 보상이 아니라 군축뿐입니다.

미국과 관련국들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원한다면 이제는 그들의 핵무기도 폐기해야 합니다.

미국이 자국의 핵무기를 줄이지 않는 한 북한은 핵무기를 단 한 기도 폐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반도 비핵화가 북한의 핵무기 폐기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협상을 통해 그 목표에 도달하려 한다면 새로운 다자대화의 틀은 4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협상탁 위에 내놓을 핵무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석유가 없으면 <석유수출국기구>에 가입할 수 없듯이 핵무기가 없으면 핵군축회담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만일 북한이 비핵군축을 목표로 한 새로운 다자 틀을 원한다면 그것은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4자회담, 즉 세계 핵 4강의 군축회담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다자는 6자가 아닌 4자를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서는 이미 그 틀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2000년 <북미공동코뮤니케>에서 양국은 “정전협정을 공고한 평화보장체제로 바꾸어 한국전쟁을 종료시키는 데서 4자회담 등 여러 가지 방도들이 있다는데 견해를 같이하였다”고 합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10.4선언에서 남북의 두 정상은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1953년 정전협정에 서명한 “직접 관련 당사국”은 북한, 미국, 중국입니다. 당시 이승만 정권은 정전을 반대했기 때문에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중국도 이미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직접 당사국은 북한과 미국입니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회의는 2+2, 북미양자 혹은 남북미중 4자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10.4선언에서는 3자회담의 가능성도 열어놓았습니다. 북한과 미국은 <한반도평화회의>에서 제외될 수 없기 때문에 이 합의는 중국이나 한국이 제외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남북 사이에 이뤄진 합의이기 때문에 10.4선언의 3자는 당연히 남북미 3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2MB정부가 10.4선언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3자가 반드시 남북미를 의미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측에 다자대화의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에 지금은 한국보다는 중국 쪽에 무게가 더 실리는 듯합니다. 따라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새로운 다자구상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목표로 한 것이라면 3자 혹은 4자 틀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지금은 한국의 참가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확실히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다자틀은 <경제 및 에너지 협력> 뿐입니다. 결국 김영삼 정권과 마찬가지로 협상은 미국이 하고 한국은 돈만 내게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 비참한 것은 자칫 잘못하면 그나마 돈을 낼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만일 6자회담의 틀이 새롭게 변화 - 현재까지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한다면 퇴출 0순위는 일본이고 1순위는 2MB입니다. 그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논할 자격도, 능력도, 자질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자의 의미는 6자회담의 재개신호가 아니라 일본과 한국에 대한 퇴장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2MB는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3일 2MB는 일본의 하토야마 총리를 만나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강한 결속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뭔가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조금은 느낀 모양입니다. 처음 정권을 잡은 탓에 아직 세상 물정이 어두운 하토야마는 “대화도 중요하지만 국제공조를 통한 제제압박을 할 필요가 있다”며 2MB와 맞장구를 쳤습니다. 한마디로 놀고들 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아무튼 2MB의 말처럼 지금은 두 나라 정부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결속력”이 필요한 때인 듯합니다. 적어도 둘 중에 하나는 퇴장이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누가 될지는 전적으로 각자의 행동에 달려있습니다.

광명성의 두 궤도

북한은 앞으로 양자와 다자 대화를 적절히 배합한 “두 궤도(two track)전략”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즉 다방면적인 양자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직접 당사자간 다자대화를 병행해 나갈 것입니다. 클린턴의 방북 이후 북한은 양자대화를 폭넓게 다방면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과 정상급 특사대화가 진행되었고 중국과도 정상급 특사 대화를 통해 다소 소원해진 양국관계를 상당부분 복원했습니다. 아마도 조만간에 북-일, 북-러 대화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북한은 다방면적 양자대화, 모든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개별적인 직접대화를 통해 이른바 ‘5자 공조전략’을 각개 격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포위고립전략’을 ‘각개격파전략’으로 무력화시켜 나가면서 국면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미 양자대화가 시작되는 시점을 전후해 다방면적인 양자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일전문지 <민족 21> 10월호는 최근 북한을 방문한 재미동포기업인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10월에 남북관계 전반의 현안을 논의할 장관급 회담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아직은 이 보도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힘들지만 북미양자대화가 10월 초에 시작된다면 지난 8월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적극적으로 남북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6자회담의 재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미대화의 돌파구가 열리면 그동안 대북재재의 “앞잡이”노릇을 해온 2MB는 초조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동북아의 “왕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남북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게 된다면 2MB는 이를 미국의 정책전환으로 오인(?)하고 더욱 조바심을 치게 될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미국보다 자신이 더 부지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지주가 아침에 눈을 뜨면 마름은 마당을 쓸고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따라서 10월은 남북대화의 적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동시에 경합시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교차견인하려 할 것입니다. 북미대화를 지렛대로 남북대화를 끌어내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북미관계를 추동하는 이른바 “선순환구조”로 전환시켜 대화국면을 지배하려 할 것입니다. 때문에 북미양자대화와 함께 어떤 형태로건 남북 당국간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민족21>의 최근 보도는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같은 양자대화의 ‘교차경합전략’은 일본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것입니다. 특히 일본은 새로운 다자틀에서 퇴출 0순위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서 하토야마 정권이 의외의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2002년 고이즈미 전 총리도 남-북, 북-중, 북-러 관계가 급진전되자 고립을 우려해 미국과 상의도 없이 평양으로 날아가는 승부수를 던진 바 있습니다. 일본의 새로운 정권이 고질적인 반북정서를 과연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북한과의 직접 대화 이외에 출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일 대화의 선순환 흐름에 일본까지 뛰어들게 되면 향후 한반도 정세는 의외의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5자공조전략’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민족21>은 북한이 장관급 회담 의제로 러시아 가스관의 한반도 연결을 전격 제안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남북석유공동개발-북한에는 최소 400억에서 최대 120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만큼 매력적인 사업입니다. 돈에 환장한 2MB가 북한의 제의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가스관 사업은 대운하보다 몇 십 배 더 “실용”적인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는 러시아와 일본을 동시에 끌어당길 수 있는 유인책이기도 합니다. 시베리아 가스관이 한반도를 관통하게 되면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동력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시장으로 동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 방어체제 (MD)포기 만큼이나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과잉자본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에게도 가스관 연결은 구미가 당기는 사업입니다.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가스관 연결사업은 일본 자본에 최근 보기 드문 투자의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일본의 구조적인 동력문제 해결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스관 사업은 2MB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도 함께 낚을 수 있는 1석 3조의 묘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6.15가 없으면 천연가스도 없습니다. 과연 2MB가 북한의 제의를 거부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인보다 장사꾼이 훨씬 다루기 쉽습니다. 정치인은 명분을 쫓지만 장사꾼은 오직 이익을 쫓기 때문입니다. 2MB는 생각보다 다루기 쉬운 상대입니다.

물론 2MB가 북한의 호의를 거부하고 계속 강짜를 부리며 6.15와 10.4선언을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북한의 제의를 결코 거부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국민은 평화롭게 잘 살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6.15를 거부하면 2MB에게 돌아올 것은 정치적 고립 뿐입니다. 국제사회에서도, 국내정치에서도 2MB가 설 자리는 사라질 것입니다.

10월은 ‘대화의 달’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북미양자대화의 일정이 조율중이고 10월 4일에는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예정입니다. 장관급회담이 될지는 모르지만 지난 8월 현정은 회장과의 면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당국간 대화의 필요성을 시사한 만큼 어떤 행태로건 남북대화도 곧 시작될 것입니다. 북일, 북러 관계도 이같은 큰 흐름을 뒤쫓게 될 것입니다.

물론 아직 대화의 향방을 낙관하기는 이릅니다.

애초 미국의 발표보다 양자대화의 방식과 시간, 장소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향후 북미협상의 순탄치 않은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설령 북측이 남북장관급회담을 제의하더라도 최근 2MB의 발언들을 종합해 볼 때 결과를 낙관하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10월 양자대화의 국면이 향후 한반도 정세의 중대한 분수령이 되리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만일 10월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북한은 그 성과를 다자대화로 확대해 나가면서 한반도 정세를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단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각 양자대화의 성광에 따라 새로운 다자 틀도 확정될 것입니다. 그것이 3자가 될지 4자가 될지는 전적으로 2MB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북한은 양자와 다자, 두 궤도로 광명성을 밀어올리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10월 대화가 별 다른 진전 없이 막을 내린다면 한반도정세는 다시 한 번 대충돌의 국면으로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그때 세계는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바마와 2MB에게 끔직한 악몽이 될 것입니다.

이제 2MB는 결단의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특사 조의단”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선물”이었다면 10월 대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마지막 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기회마저 놓치게 되면 그때 2MB에게 남은 것은 쓸쓸한 퇴장뿐일 것입니다.

지난 21일 미국을 방문한 2MB는 이른바 일괄타결(Grand bargain)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미국조차 무시할 만큼 일고의 가치도 없는 “외교적 재난” 이었습니다. 2MB의 모든 비극은 너무 적은 용량으로 너무 많은 일을 하려는 데서 비롯됩니다. 지나친 욕심은 언제나 화를 부르는 법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나설 때와 물러날 때를 압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2MB의 일괄타결방안을 “한방협상(One shot deal)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청와대가 룸싸롱인 줄 아는 모양입니다. 참으로 가관입니다. 한방 좋아하다가 정말로 한방에 훅 갑니다. 양자와 다자 외에 독자도 있습니다. 독자대화는 정신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지난 일년동안 제가 원치 않게 경험한 것입니다.